나나 사건처럼 뒤늦게 드러나는 무고… 검찰 수사권 폐지에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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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나나(본명 임진아)의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씨는 오히려 나나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나나의 행위가 정당방위라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이후 나나 측이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경찰과 검찰이 원 사건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고 추가 수사를 벌인 끝에 A씨는 무고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무고죄는 이처럼 최초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이나 사건이 끝난 뒤 뒤늦게 혐의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원 사건 기록과 진술을 다시 살펴 고소 내용이 사실과 달랐는지, 고소인이 이를 알면서도 상대방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했는지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됐다. 법조계에서는 무고죄처럼 원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사건의 경우 수사가 종전보다 복잡해지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청 검사가 사건 기록에서 무고 정황을 발견하더라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어서다.
◇사건 끝나고 뒤늦게 드러나는 무고
A씨는 범행 당시 자신이 나나에게 흉기로 공격당했다며 나나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나나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이후 나나 측이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자 경찰은 기존 수사 기록을 다시 검토했다. 경찰은 A씨에게 무고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도 나나의 진술과 A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보완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다른 수용자에게 "흉기를 피해자 주거지에 가져갔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 등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자료를 종합해 A씨의 무고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무고죄는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고소인이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 상대방을 형사처벌이나 징계받게 할 의도가 있었는지까지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초 사건의 진술과 수사 기록을 다시 분석하고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역, 계좌 흐름, 주변인 진술 등을 대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고 사건은 적지 않다. 2026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1심 법원에 무고죄로 접수된 피고인은 2021년 556명, 2022년 471명, 2023년 623명, 2024년 706명, 지난해 600명이었다.
◇늦게 발견하면 CCTV·휴대전화 자료 사라질 수도
무고 수사는 특히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고 정황이 원 사건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추가 수사가 늦어지면 필요한 증거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건 당시에는 확보할 수 있었던 CCTV 영상도 보존 기간이 지나면 삭제될 수 있다. 휴대전화 자료가 사라지거나 참고인의 기억이 흐려질 가능성도 있다. 무고죄는 최초 진술이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객관적인 자료와 어느 부분에서 모순되는지를 따져야 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새 수사체계에서는 공소청 불송치심사부가 경찰 수사 기록을 살펴보다 수사 미비점이나 무고 정황을 발견하더라도 직접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 기록을 검토해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와 실제 보완수사에 나서는 기관이 분리되면서 수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사후적으로 부실 수사를 발견하더라도 이미 삭제된 CCTV나 사라진 휴대전화 자료, 흐려진 참고인의 기억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며 "불송치심사부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단순한 사후 심사를 넘어 필요한 보완수사가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