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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변카페] 법만 잘 알면 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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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백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


나는 좋은 변호사가 되는 방법이 비교적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법을 많이 알고, 판례를 잘 찾고, 서면을 잘 쓰고,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지금도 그것들은 변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일할 때 가장 부담스러웠던 일 중 하나는 의뢰인의 전화였다. 한창 서면을 쓰는데 별다른 진행 상황도 없는 사건의 문의 전화가 오면 솔직히 귀찮았다. 할 말도 없고 흐름도 끊기니 전화기를 꺼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직접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내게는 여러 사건 중 하나지만 의뢰인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선고를 함께 기다리며 마음을 졸이다 보니 그 불안이 조금씩 이해됐다.


무엇보다 내게 직접 돈을 내고 사건을 맡긴 의뢰인 전화가 이상하게 예전만큼 귀찮지 않았다. 오히려 왜 전화했을까 생각하게 됐다. 새로운 얘기가 있는지, 사건이 잘 진행되는지 궁금한 것인지, 혹시 자신이 잊힌 것은 아닌지 불안한 것인지. 때로는 ‘내가 먼저 한 번 연락할걸’ 하는 반성도 했다.


사건을 잘 처리하는 것과 의뢰인이 자신의 사건이 잘 처리되고 있다고 느끼는 건 다른 문제다. 아무리 밤늦게까지 기록을 보고 서면을 써도 아무 설명을 듣지 못한 의뢰인에게 그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대표변호사를 보며 “도대체 하루 종일 뭐 하지?”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막상 법인을 운영해 보니 상담, 사건 수임, 직원 관리, 비용과 사무실 운영, 광고와 마케팅까지 할 일이 끝이 없다. 변호사는 마냥 학자적인 직업인 줄 알았는데 어느 정도의 ‘상인성’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쪽 자리에 있을 때 보이지 않던 것이 다른 자리에 서면 보인다. 앞으로도 나는 내 위치에서 먼저 세상을 보겠지만,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변호사가 된 뒤 법만큼 오래 배우고 있는 것은 사람과 입장을 이해하는 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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